호주 지식재산청 (IP Australia)은 매년, 지난 한해 호주에서 출원 및 등록된 지식재산권 건수를 집계한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를 발행해 오고 있다. COVID-19 팬더믹 시대에 호주 내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창업 활동이 얼마나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보고서는 호주 경제 활동의 중요한 참고자료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4월에 발간된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2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2)에 의하면 지난해 호주 내 특허, 상표, 디자인의 출원건수는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특허분야에서는 원격 업무 및 커뮤니케이션 관련 기술 출원의 증가가 눈에 띄며, 상표 및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팬데믹 이후 주요 업무형태로 자리 잡은 재택근무의 영향으로 거주공간의 개선을 위한 장비분야 및 가정용품 관련 디자인 및 브랜드확보 활동이 증가하였다.
특허, 상표, 디자인 각 분야별로 출원동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호주 특허 출원동향
지난해 호주 특허 출원건수는 총31,397건으로 전년도 대비 약 11%가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지난 2014~2020년 사이의 더딘 증가율을 고려하면 2021년의 특허 출원건수 증가치는 괄목할 만한데, COVID-19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전년도 실적에서 크게 반등하였다.
이 중 특허 협력 조약(PCT: Patent Cooperation Treaty)을 통해 출원된 건수는 전체 출원 중 약 72% (23,371건)를 기록하였고, 호주 특허청에 직접 출원(Direct Application)된 건수는 약 28%인 8,164건으로 집계되었다.
전체 특허 출원 건수 중 여전히 외국인(Non-resident)에 의해 출원된 비율이 91%(29,401건)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 반면 호주 내국인(Resident)에 의한 출원건수 비율은 9%(2,996건)에 그쳐 전년에도 여전히 외국인 주도의 특허권 확보 활동이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허를 출원한 외국인의 거주 국가를 살펴보면, 미국이14,582건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하면서 전년대비 11% 가 증가하였고, 중국(2,358건), 일본(1,546건), 독일(1,400건) 그리고 영국 (1,386건)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예년과 다름없이 다출원 국가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는데 아무래도 호주와 중국 간 정치적 긴장과 무역분쟁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출원 외국기업 순위 5위 안에는 전년도와 동일하게 오포 (Guangdong Oppo Mobile Telecommunications), LG전자, 화웨이, 애플이 들었는데, 2020년에 순위 안에 있던 퀄컴을 밀어내고 네슬레 (Nestle SA)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또한, LG전자가 총 259건으로 특허 출원건수 1위를 차지한 사실도 눈에 띈다.
호주 내 다출원기업 순위에서는 도박게임기 제조사인 아리스토크라트 (Aristocrat)가 예년에 이어 1위를 지켰고, 호주 최대 연구기관인 씨에스아이알오(CSIRO), UNSW 대학의 산업협력 기관인 뉴사우스웨일즈 이노베이션 (New South Innovations), 의료기기 업체인 레스매드 (ResMed), 그리고 주방기기 및 커피머신 제조업체인 브레빌 (Breville)이 순서대로 5위 안에 랭크되었다.
호주내 특허 다출원 5위 산업분야별 현황
구 분 | 의약품 | 의료기술 | 생명과학 | 유기정밀화학 | 컴퓨터기술 |
출원건수 | 3,982 | 3,912 | 3,120 | 1,840 | 1,799 |
전년대비 증가율 | ▲ 27% | ▲ 6% | ▲ 9% | ▲ 1% | ▲ 27% |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의약품 (Pharmaceuticals) 분야의 특허 출원이 무려 27%나 증가한 3,982건으로 집계되었으며, 의료기술 (Medical Technology) 분야 또한 3,912건으로 전년대비 6% 증가하였다. 또한 생명과학 (Biotechnology) 분야의 특허 출원 건수도 3,120건으로 9% 증가를 기록하였고 그밖에 유기정밀화학 (Organic Fine Chemistry)과 컴퓨터 기술(Computer technologies) 분야도 각각 1%, 27%씩 증가하였다.
□ 호주 상표 출원동향
2021년 호주 상표 총 출원건수는 88,725건으로 전년도 대비 약 9%가 증가하였다. 이 중 내국인의 출원 건수가 3% 증가한 53,339건을 기록하였고 외국인의 출원 건수도 18% 증가한 35,386건을 기록하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호주 경제가 30년만에 처음으로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기라도 하듯이, 상표 출원 건수는 2020년에 전년 대비 8% 증가에 이어 2021년에도 전년대비 9%의 증가를 보였는데 이는 호주에서 새로운 브랜드 런칭 및 창업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빅토리아주와 노던 테리토리 주를 제외한 타 주/준주에서 전체적으로 상표 출원건수가 증가하였으며,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주 (19,287 건)와 멜번이 속한 빅토리아주 (15,915건) 거주자 출원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이 두 개 주에서 가장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표 다출원 국가로는 특허와 마찬가지로 미국(11,128건)과 중국(5,597건)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였고 그 뒤를 영국(2,615건), 독일(1,921) 그리고 뉴질랜드(1,329건) 순으로 글로벌 탑2 국가와 영연방 국가들이 호주 내 브랜드 권리 확보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인의 출원이 25% 상승하여 최근 증가세가 주춤한 중국인의 자리를 채운것으로 분석된다.
상표권 등록시 필수로 지정되어야 하는 상품/서비스 분류를 살펴보면, 전자기기, 휴대폰 등이 속한 제9류(16,352건), 광고·도소매업 등이 속한 제35류(16,192건), 교육·컨설팅·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속한 제41류(3,120 건), 과학기술 서비스 등이 속한 제 42류(1,840건), 의류 등이 속한 제 25류(1,799건)가 순서대로 1위에서 5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주방기기가 속한 제21류 및 통신분야인 제38류의 지정 건수가 각각 25%씩 대폭 증가하여 재택근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서비스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호주내 상표 다출원 5위 산업분야별 현황
구 분 | 전기기기 | 광고 | 교육, 연예 | 과학기술 서비스 | 의류, 신발 |
출원건수 | 16,352 | 16,192 | 3,120 | 1,840 | 1,799 |
전년대비 증가율 | ▲ 17% | ▲ 14% | ▲ 9% | ▲ 1% | ▲ 27% |
호주 기업 중 다출원 상위 5개사에는 아리스토크라트 (Aristocrat Technologies Australia), 엔디버그룹 (Endeavour Group), 콜스 (Coles Group), 알디 (Aldi Foods), 사우스콥브랜드 (Southcorp Brands)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 기업 중에서는 글랙소(Glaxo Group), 애플(Apple), 노바티스 (Novartis AG), 삼성전자, 필립모리스 (Philip Morris Products)가 각각 1위에서 5위에 랭크되었다.
□ 호주 디자인 출원동향
2021년 호주 내 디자인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약13% 상승한 8,110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여,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5%와 4%씩 감소한 것을 모두 만회하면서 대폭 반등하였다. 지난해 디자인 출원건수의 증가는 전적으로 외국인이 주도하였는데 외국인의 출원건수는 5,516건으로 21% 증가하였고, 이에 반해 내국인의 출원건수는 2,595건으로 전년대비 1% 감소하였다.
로카르노 분류법에 의한 개별 산업분야별로는 운송기기 등이 속한 제12류, 통신장비 등이 속한 제14류, 의료 및 실험실 장비 등이 속한 제24류, 포장용기 등이 속한 제9류 등이 다출원 디자인으로 확인되었다. 순위권 내에 들지는 않았지만 조명장비 분야가 속한 제26류에서 39%, 그리고 기계류가 속한 제15류에서 25%의 급격한 출원건수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외국인 다출원 국가는 미국 (2,024건), 중국 (783건), 영국 (287건), 독일(264건) 그리고 일본 (241건) 순이었고, 미국인에 의한 출원은 9% 증가한 반면 중국인의 출원건수는 61%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호주에서 작년 한해 중국인의 특허와 상표 출원 활동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에 반해, 디자인 출원이 급증한 점이 짚어볼 만한 대목이다.
다출원인 순위에서 호주 국내 기업으로는 패션사인 짐머만웨어(Zimmermann Wear)가 1위, 외국 기업 중에서는 필립스(Koninklijke Philips)가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샤오미(Beijing Xiaomi Mobile Software)가 이었다.
□ 시사점
지난해 호주 내 지식재산권 출원건수의 괄목한 만한 증가는 호주 경제가 COVID-19팬데믹 위기상황을 나름의 방식으로 잘 극복해 나가고 있으며 외국인들에게도 호주가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되어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이어진다는 방증이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팬데믹 이전의 증가세를 완전히 회복하여 특허, 상표, 디자인 출원 건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COVID-19 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뿐만 아니라 원격통신, 사무기기, 가정용품 관련 지식재산권 확보 노력이 급격히 증가하였다는 점은 최근 산업지형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특허, 상표, 디자인 전 분야에서 호주 내 다출원 국가순 1, 2위를 차지하였는데, 한풀 꺾인 중국기업의 증가세를 미국기업이 되찾은 모양새이다. 호주와 중국 간 정치적인 긴장상태와 무역분쟁의 여파가 중국기업들의 호주 내 지식재산권 확보 노력에 제동을 걸었고, 일반적으로 지식재산권 확보가 기업이 해당 국가에 진출하기2-3년 전에 이루어지는 것을 감안한다면 향후 호주와 중국 간 통상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호주 내 전체 특허 출원건수에서 LG전자가 1위를 차지한 점과 삼성전자가 전체 상표 출원건수에서 매년 꾸준히 상위 5개사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며, 앞으로도 많은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호주 진출과 지속적인 지식재산권 확보 활동을 기대한다.
작성자: 김현태 호주변호사, 상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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