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 호주 지식재산권 출원 동향

2021년 4월 호주 지식재산청 (IP Australia)은 지난 한해 호주에 출원된 특허, 상표, 디자인, 식물 품종보호권 등 지식재산권 출원/등록 건수를 총 집계한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을 발간했다.

지식재산권 출원은 신기술, 신제품 개발, 창업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통상 1-3년 정도 선행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출원동향의 변화는 경기예측의 바로미터로 해석될 수 있다.

COVID-19 팬데믹의 여파와 글로벌 경기의 위축으로 특허 및 디자인 출원건수는 각각 2%와 4% 감소한 반면, 상표출원은 반대로 8%나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특허, 상표, 디자인 각 권리별 출원동향은 다음과 같다.

□ 호주 특허 출원동향

지난해 총 호주 특허 출원건수는 29,293건으로 전년도 대비 약 2%가 감소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10년 연평균 수치와 비교시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특허 협력 조약(PCT: Patent Cooperation Treaty)을 통해 출원된 건수는 전년보다 1% 증가하여 전체 출원 중 약 72% (21,129건)를 기록한 반면, 호주 특허청에 직접 출원(Direct Application)된 건수는 전년도보다 8%가 하락한 8,164건으로 집계되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전체 출원 건수 중 외국인(Non-resident)에 의해 출원된 비율이 92%(26,894건)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호주 내국인(Resident)에 의한 출원건수 비율은 8%(2,399건)에 불과하여, 여전히 외국인 주도의 특허 확보 활동이 대세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특허 다출원 외국 국가 순으로는 미국이 전체의 45%를 차지하여 13,122건으로 1위를 차지하였고, 그 뒤를 중국(2,358건), 일본(1,643건), 독일(1,344건) 그리고 영국 (1,253건)이 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인의 특허 출원 건수가 작년대비 25% 증가하여 전체 출원건수 중 8%를 차지하면서 2년 연속 다출원 국가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다출원 외국기업 순위 5위 안에는 오포(Guangdong Oppo Mobile Telecommunications), LG전자, 화웨이(Huawei), 애플(Apple Inc) 그리고 퀄컴(Qualcomm)이 들었는데 모두 테크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호주기업 중 다출원기업 순위로는 도박게임기 제조사인 아리스토크라트(Aristocrat)가 예년과 같이 불변의 1위를 지켰고, 그 뒤를 호주 최대 연구기관인 씨에스아이알오(CSIRO), 주방,커피머신 제조업체인 브레빌(Breville), 시드니대학(The University of Sydney) 및 모나쉬대학(Monash University)이 각각 랭크되었다.    

산업 분야별로는 의료기술(Medical Technology) 분야가 3,701 건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코로나의 여파로 말미암아 의약품(Pharmaceuticals) 분야 특허출원이 무려 21%나 증가했다. 아울러, 생명과학(Biotechnology)분야의 특허출원건수도 4% 증가를 기록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기정밀화학(Organic Fine Chemistry)과 토목공학 분야는 각각 1%, 21%씩 감소가 있었다.  

호주내 특허 다출원 5위 산업분야별 현황

구 분의료기술생명과학의약품유기정밀화학토목공학
출원건수3,7012,8653,1061,8301,516
전년대비 증가율▲1%▲ 4%▲ 21%▼ -1%▼ -12%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2021년 8월 25일 기준으로 혁신특허 (innovation patent) (한국의 구 실용신안무심사 제도와 유사)가 폐지 (신규 출원은 금지되지만 기존에 출원/등록된 혁신특허는 유지)됨에 따라 폐지 전 출원하여 등록받고자 하는 움직임이 부쩍 많아졌다. 혁신특허 출원건수는 전년대비 2.5배가 증가하면서 총 4,586 건수를 기록했는데, 이 중 외국인의 혁신특허 건수가 3배이상 증가하였다.

외국인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기업들의 혁신특허 출원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정식 심사를 통과하지 않고도 특허등록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 호주 상표 출원동향

2020년 총 호주 상표 출원건수는 81,702로 전년도 대비 약 8%가 증가하였다. 이 중 호주 내국인의 출원 건수가 17%  증가한 51, 662건을 기록한 반면 외국인의 출원 건수는 4%  감소한 30,040건을 기록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호주 국내 GDP가 작년에 7%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표 출원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셈인데, 팬데믹 상황에서도 내국인에 의한 새로운 브랜드 런칭 및 신규사업 창업이 활발했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노던 준주를 제외한 다른 호주 주지역에서 전반적으로 상표 출원건수가 작년대비 증가했는데, 다출원인이 거주한 지역은 뉴사우스웨일스주 (18,286 건)와 빅토리아주 (16,105건)로 여전히 시드니와 멜번이 속한 두 주에서 활발한 경제활동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상표 다출원 외국 국가 순으로는 특허와 마찬가지로 미국(8,918건)과 중국(4,815건)이 나란히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고 그 뒤를 영국(2,215건), 독일(1,709건)  그리고 일본 (1,323건)이 차지했다.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전년대비 상표 출원건수가 소폭 하락한 데 비해 일본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정상품 및 서비스별로는 전자기기, 휴대폰 등이 속한 제9류(14,130건), 광고·도소매업 등이 속한 제35류(14,370건), 교육·컨설팅·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속한 제41류(10,816 건), 과학 기술 서비스업등이 속한 제 42류(9,719건), 의류 등이 속한 제 25류(7,239건)가 각각 1위~5위까지 포진했다. 특허와 마찬가지로 상표 출원 또한 의약품이 속한 제5류 및 10류 지정 건수가 41% 및 56%로 대폭 증가했지만 상위 5위 안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호주내 상표 다출원 5위 산업분야별 현황

구 분전기기기광고교육, 연수, 연예과학기술 서비스의류, 신발, 헤드 기어
출원건수14,13014,37010,8169,7197,239
전년대비 증가율▲ 8%▲ 3%▲ 2%▲ 7%▲ 13%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호주 국내 기업 중 다출원 상위 5개사에는 블루스콥 스틸 (Bluescope Steel), 블루 문 히로(Australia Blue Moon Hero), 아리스토크라트 (Aristocrat Technologies Australia), 콜스(Coles Group), 피나클(Pinnacle Liquor Group)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기업 중에서는 화웨이 (Huawei Technologies),  노바티스 (Novartis AG), 애플 (Apple), 아마존 테크놀로지 (Amazon Technologies), 그리고 존슨앤존슨 (Johnson & Johnson)이 각각 1위에서 5위까지 랭크되었다. 

□ 호주 디자인 출원동향

2020년 호주 내 디자인 출원 건수는 전년대비 약4% 하락한 7,165건을 기록하였는데, 내국인 (3%하락) 및 외국인(5%하락) 모두 출원건수 하락이 있었다.

로카르노 분류법에 의한 개별 산업분야별로는 운송기기 등이 속한 제12류, 통신장비 등이 속한 제14류, 의료 및 실험실 장비 등이 속한 제24류, 포장용기 등이 속한 제9류 등이 다출원 분류 디자인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호주 내국인들은 섬유/패션용품에 디자인 출원 건수가 집중된 반면 외국인들은 소비자 및 보건기술 관련 디자인에 치중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외국인 다출원 국가 순위로는 미국 (1,853건), 중국 (486건) 그리고 영국 (358건), 일본 (262건), 그리고 독일 (220건) 순이었다. 미국이 여전히 순위로는 1위였지만 건수로는11퍼센트나 감소한 반면 중국은 31%, 그리고 영국은 59%나 증가하였다.

다출원인 순위에서는 호주 국내 기업 중 패션사인 짐머만웨어(Zimmermann Wear)가 1위, 외국 기업 중에서는 필립스 (Philips)가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구글 (Google)이 랭크했다.

자료: 호주 지식재산 보고서 2021 (Australian Intellectual Property Report 2021)

□ 시사점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호주 내 지식재산권 출원건수의 약세가 어느정도 예상되었지만 하락폭이 그다지 크지 않아 선방을 했다는 평가이다. 반면, 호주 내 상표 출원건수, 특히 내국인의 출원 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은 내수 경제 활성화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어 고무할 만한 일이다.  

특허, 상표, 디자인 전 분야에 걸쳐 의약품, 레저, 아웃도어 제품 관련 건수가 늘어난 것은 비단 호주만의 일로 볼 수는 없고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세계적인 산업지형 변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허의 경우 2021년 8월 혁신특허 제도의 폐지가 예고되어 있어, 폐지 전 출원러쉬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중국과 인도기업들이 앞다튀 출원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전년도와 마찬가지도 특허, 상표, 디자인 전 분야에서 호주 내 다출원 국가 순위 1위와 2위를 차지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미국의 경우 건수가 대폭 줄어든 반면 중국은 증가하여 양국 기업의 출원건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호주에 무역보복을 가하는 등 정치, 경제적으로 호주와 많이 소원해졌음에도 중국 기업들의 호주 내 특허, 상표 확보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기업들의 경우 호주 내 의약품, 진단기기, 화장품, 식품 등과 관련한 지식재산권 확보 활동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필자에게 호주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 등록을 위한 상표등록 의뢰 문의가 증가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호주 수출에 관심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 김현태 호주변호사, 상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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